외국에 보낼 엽서를 쓰면서 새삼 봄이 왔다는걸 실감했다.

받는 엽서들에도 날이 따뜻해지고 있다는 말들이 빠지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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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이수복,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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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꽃을 살펴보았으나

그대에게서 향기나 빛깔 훔치잖은 것 보지 못했노라.

셰익스피어 소네트 99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