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 5.0


으아아ㅏㅏㅏ 이북 구매해놓기는 꽤 오래전에 해놨는데 이제야 봤다. 1 - 5권 완결이고 장르는 어... SF청춘로맨스...? 순정만화다. 미래의 주인공들이 과거의 주인공들에게 편지를 보낸 이야기. 평행세계라고 보면 더 나을 것 같다. 타임머신같은 요소는 수단으로만 다루고 자세히 나오지는 않으며, 주로 학생 신분인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잘 나타나있다.



1

어...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팝업이 뜨고 나서 딱 처음 든 생각은 '짜투리만화가 더 재미있네.'다. 진짜 본편보다 끼워놓은 짤막한게 나한테는 더 재미있었다ㅋㅋㅋㅋㅋㅋ


2

내가 진짜 정 없고 공감을 못해주나 싶었던게, 카케루가 혼자 고민하고 있거나 5명이 카케루를 구해주자!할 때 전혀 공감을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다. 물론 내용 자체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친구를 죽자살자 챙기는게 나한테는 불가능하기 때문... 애초에 내가 남 챙기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5명이 카케루를 챙기려는 모습 자체는 참 훈훈하더라만. 내가 우울해하고 있었더라면 저런 친구들은 참 고마운 존재였겠지. 마지막 작가의 말에 주변에 카케루같은 친구가 있다면 도와주라던 한 마디가 있었는데, 그건 가슴이 찡했다. 어쨌든 사람의 관심이 죽을 수도 있는 사람을 살린 것이니까.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를 빼놓고 생각하더라도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가슴 찡한 이야기다.

하지만 좋은 내용인 것과는 별개로 등장인물들의 온도에 공감을 못하겠다. 소위 말하는 국뽕영화도 재밌게 잘 보는 편인데, 이 만화는 어째선지 버틸 수가 없었다. 작가가 카케루에게 닥빙하고 그렸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카케루는 왜 혼자 그렇게 땅을 파나요...? 뭘 해도 이해받나요...? 대체 주변 어른들은 무얼 하는가. 애가 저렇게 되면 심리치료부터 권해봐야하는거 아니냐. 언젠가 내가 좀더 사람을 포용할 줄 알게 되고, 사람 간의 정을 더 좋아하게 된 후에 이 만화를 다시 보면 더 와닿는게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훈훈하지만 그냥 그래요-다.


3

아, 그래. 나호가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건 좋더라. 1권부터 속터지게 답답했던 여자애가 용기 내서 고백도 하고 밀쳐져도 계속 다가가고. 대개 여학생들은 소극적으로 다가와주길 바라는데 나호는 그러지않겠다고 거듭 다짐하면서 실제로 행동에 옮긴다. 그 모습은 본받을 만 했다. 특히 저 나이대의 소심함의 극치를 달리는 여학생이 저러기에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사실상 카케루를 살린 건 다른 친구들의 배려와 관심도 있지만 나호의 능동적인 태도가 아닐까 싶다. 아 그런데 물론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라는게 내가 원하는 수준의 적극적임은 아님. 어느 리뷰를 찾아봐도 여자주인공 답답하다는 말 정말 많은데 나도 답답했다!!! 설정 상의 소심쟁이 나호 딴에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다.


4

영화화될 정도면 어느 정도의 작품성이 있거나 영화화할 만한 건덕지가 있는거라고 생각했었다. 미래에서 받는 편지라는 소재 자체는 식상하면서도 전개는 참신하다. 다만 확실한 건 내가 이 영화를 굳이 돈 주고 보러가지는 않을 거라는 거. 돈 주고 가슴 한가득 고구마 쑤셔넣고 싶지 않다.


5

짜투리 만화에 나오는 타츠아키 너무 좋다. 귀여워!!! 본편으로 치면 스와가 제일 좋고. 내가 단순해서인지 난 밝고 활기차고 아무 생각없어보이는 캐릭터가 좋더라. 물론 실제로 캐릭터들이 아무 생각이 없진 않겠지만ㅋㅋㅋㅋㅋ 스와도 아무 생각 없는 것보다는 속 깊은 캐릭터고. 적어도 내가 이렇게 힘이 듭니다, 불쌍한 사람이에요- 어필하고 다니는 캐릭터보다는 속이 어찌 되든 의연하고 부드럽게 대처하는 캐릭터가 좋다. 사실 본편에서는 스와가 좀더 적극적이고 양보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어쩌겠어. 오렌지의 진짜 남녀주인공은 나호랑 카케루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