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원이야."


현대 사회에서는 무엇 하나 실수하면 돌이키기 힘들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점점 더 안정적이고 느리게 변하는 것을 찾고, 정해진 길을 빠르게 달려야할 것 같아지곤 한다. 초중고등학교에 공부를 열심히 해서 4년제 대학을 가고, 좋은 학점으로 졸업하거나 졸업하기 직전에 취업을 하고, 결혼은 집을 구할 만큼 어느 정도의 돈이 모이면 하고. 실제로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기회 비용이 너무 크다는 생각. 이쪽 사회가 좀더 보수적이고 변화가 적은 분야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심리적으로 위축이 된다. 점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꺼리게 되고. 용기를 내서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움츠러들어선 남들 가는 길을 더듬어 늦은 출발을 시작하게 되고. 물론 전직 군인들이 퇴직 후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몰리는 것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 심정만큼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환경적으로 몰리고 몰려 결국 한 가지 길밖에 남지 않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